요즘은 자출 코스에 사당이 낑겨 있다. 요즘의 업무 동선이 집, 수원, 관악을 잇는 삼각형이기 때문이다. 수원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고 해서 고심끝에 사당에 묶어두고 수원 가는 셔틀을 탄 뒤, 여기로 돌아와 다시 사당고개와 관악고개를 넘는 코스라 할 수 있다. 내가 웬만하면 공공 자전거 거치대는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어 사당역 자전거 보관대에 자전거를 묶는다. 사당역 자전거 거치대가 앞바퀴를 묶는 타입이라 도난에 취약하여 옆의 안전펜스에 프레임을 묶어왔다. 그렇게 3월부터 잘 다녔다. 그런데, 오늘 낮에 와 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

왼쪽 자전거가 내 자전거이고, 오른쪽 자전거가 모르는 양반의 자전거다. 내 자전거 뒷바퀴에 자물쇠를 묶어둔 것이다.. 잠깐 당황했다가, 120 다산 콜센터에 문의했다. 그랬더니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래서 112에 신고했다. 잠시 후 경찰관 두 분이 왔다. 셋이서 황당해하다가, 제가 그냥 쇠톱 사서 끊을테니 옆에서 참관해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자동차는 법에 이런 상황에 대해 기술되어 있지만, 자전거는 명시되어 있지 않아 입회할 수 없다는 것이다. 뭐, 나도 군대 다녀봤으니, 그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염없이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라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가 이런 신고를 했고, 와서 이런 상태를 보았다는 증언 해주겠다는 약속만 받고, 인근 철물점에서 번호 자물쇠와 쇠톱을 사왔다. 그리고 쇠톱으로 끊고 내가 산 번호 자물쇠를 달아준 뒤, 내 전화번호로 연락하면 비번 알려주겠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겼다.

이러고 연구실로 오는데, 소나기가 내려서 비를 흠뻑 맞았다.
참 재미있었다.
##후기: 전화가 오지 않아 다음날 자출하면서 가보니 자전거도 없고 끊었던 자물쇠 흔적도 없다. 번호를 알아냈을 수도 있지만, 쉽지 않았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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