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큰 집회 freetalk

5/31 촛불집회..
규모로 보나, 시민들의 지지로 보나, 청와대로의 접근거리로 보나..
가장 큰 집회였다.

간만에 총연은 홈커밍데이 기분을 낼 수 있었고, 아마도 OB선배들도 다른 곳 어딘가에 와 있었을 것 같다.
(그럼 난 oB겠군;)

사람들은 감격스러워 보였고, 그다지 유난스런 돌출행동도 보이지 않았다. (적어도 내눈엔..)
갑작스레 길이 막혔는데도 사람들은 오히려 구호에 맞춰 경적을 울리거나 피켓을 흔들어보이는 것이었다.
(물론 화를 내며 들이대는 사람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경찰들도 결국 청와대까지만 못가도록 이중 삼중으로 버스를 세워둘 수 밖에 없었고, 그 앞에서 나와, 친구들은
물대포를 맞았다. 점점 더워지고 있었으므로 이 정국이 한여름까지 간다면 물대포는 환영을 받을 것 같다.

하지만, 물대포에 얼굴을 정통으로 맞은 한 사람은 실명했다고 하며, 전경차 양 끝의 비좁은 틈은 전경과 시민들의
마찰로 아비규환이었다고 한다.

물에 젖어 걸어가니 뒤쪽에 있던 한 아저씨가 안타까운 얼굴로 정말 미안하다고 하기도 했다.

쇠고기 협상이 이런 정세에까지 이르른 것은 분명 이명박의 연속 적시타가 컸겠지만, 한편으로는 대처/레이건을 연상케 하는 (정책 내용은 신자유주의조차도 아니다..) 빈부격차 확대정책, 기업위주 경제정책도 일조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는 어디까지나 쇠고기에 국한되고 있으며, 아마 쇠고기 협상이 만족스럽게 풀리거나 종결이 되거나.. 비준 연기, 재협상(미국 민주당도 원하므로)을 하면서 쇠고기 - 자동차 빅딜 같은 이슈(순수한 나의 상상임)로 물타기가 된다면 이 감격도 잠깐 반짝였던 아쉬운 순간으로 남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날 구호는 대부분 이명박 정권에 대한 것이었으며, 신기하게도 쇠고기 협상이 어쩌구 하는 구호가 거의 없었다. 보수일간지들은 이를 두고 선동의 결과라고 입방아를 찧겠지만, 직접 취재해보면 알 것이다(아마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쳇 고등학생 일기같군 ㅡㅡ;;

덧글

  • J양 2008/06/13 20:51 # 삭제 답글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 사태서 제일 우스운 건 국민? 시민? 다중? 이지 않을까요.
    사실 이명박씨야 공약했던 바, 예상했던 바 대로 속전속결 맹활약중이시지만,
    이율배반적인 건 오히려 시민.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사람에게 왜 약속을 막 이행하냐고 다그치는 형국 아닌가요.
    이거야 말로 다중인격장애인 듯
    이렇게 대규모로 장기전으로 촛불집회가 오게된 원인은 미디어의 힘과 남들 하니까 따라 하는 부화뇌동의 마음이 크지 않나 싶습니다.
  • zonam 2008/06/14 00:52 # 답글

    부화뇌동이 뭔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봤습니다.

    부화뇌동 [附和雷同] 줏대 없이 남의 의견에 따라 움직임. ≒뇌동(雷同)·뇌동부화·부동.

    사상 초유의 집회로 이어진 것이 미디어의 힘과 부화뇌동 뿐이긴 힘들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이 입장을 표명하려 일부러 시내에 나와 밤을 샌다. 게다가 그게 유례없는 대집단이다. 전 이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인 사람들은 살펴보면 반역자처단협회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아마도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모인 것일 겝니다. 생각해보면 8~90년대 대학생들도 치밀한 정세 분석과 냉정한 판단속에 나온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생각없이 집회에 사람들이 나온거다라는 말은 실제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으나, 다른 면에서는 매우 위험한 이데올로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정치적 의사 표현이라는 것은 쉽게쉽게 할수록 좋은거 아닌가요~ 한편으로는 이명박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촛불집회 나오는 마음과 정면 으로 상충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명박 말고는 그렇다할 후보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나마 당시 이명박은 무언가라도 해낸 거라도 있었으니까요.
  • J양 2008/06/16 20:11 # 삭제 답글

    우선 부화뇌동에 대한 긍정적 의미를 부각하고 싶습니다.
    생각없이 한다기 보다, 같이 하게 되는 것에 방점을 찍고 싶네요.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란 말도 있듯이 같이 하는 것이 가지는 힘은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상초유의 집회가 열리고 있는 동력에 관해서 제가 있는 광주의 사례를 들어보면
    여기 광주는 선거 때부터 시민들의 이명박 지지율은 매우 낮았습니다.
    그러나 서울만큼 대규모 장기전으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건 사람들이 같이 하는 힘이 적기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의지가 없어서라기 보다는 같이 하는 힘이 모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미디어의 힘이 덜 미쳐서일까요, 눈에 보이는 적이 너무 멀리 있어서 일까요.
    (아무리 비폭력 집회라해도 눈에 보이는 적이 있는 편이 훨씬 큰 구심력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쉽게쉽게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의민주주의가 의미를 잃을 경우 직접행동은 매우 당연하고 합리적인 권리행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더 쉬운, 더 당연한 의사표현인 투표를 하지 않은 경우나
    투표 해 놓고서 지금의 경우와 같이 정치적 의견표명을 번복할 경우,
    이명박을 찍었거나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이 져야할 책임은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요?

    바꿔생각해보면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대통령이고 지금은 칼맞을까 무서워 숨죽인 상당히 많은 수의 사람들이
    이들로 인해서 정치적 핍박을 받아야 하는건가요?
    이명박이 "국민을 섬기는 머슴" 운운했지만 수사적 표현일 뿐,
    그가 그런 정책을 그렇게 추진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했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이나 이명박 지지자들이야 뒤통수 맞은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저 역시 이명박 정권때문에 피해받기 싫은 사람이지만,
    대의민주주의에서 생기는 허점을 분명하게 하고 싶고,
    거기서 국민이 잘못한 몫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론조사와 지지율이야 오르락 내리락 하기 마련이니
    유가 안정에 수출 호조면 다시 올라갈 대통령 지지율이고,
    그래도 가장 많은 표본이 참가한 통계라 볼수 있는 대선때의 이명박 득표율을 감안해볼 때,
    어쩌면 촛불집회 참가자 역시도 모래성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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