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놀이동산과 나의 게임인생

난 게임을 너무나 좋아한다. 피가 그쪽으로 끌리는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오락실만 보면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이없게도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엄포(오락실 가면 퇴학시킨다)를 6년간 믿은 덕에 오락실 출입은 그리 많이 하진 못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말년에 난 msx2 타입의 컴퓨터를 얻게 된다.(아는 사람은 알만한 대우 컴퓨터의 IQ 2000..) 즉, 난 집에 오락실을 차릴 수 있게 된 것이었다.. 87년 종로에 최루탄이 낭자할 때 난 게임을 불법복제하러 세운상가를 들락거렸고, 그 인연으로 난 거리의 대학생들한테 박수치는 세운상가 상인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는 것은 여담이다.

여하튼, 게임을 너무 좋아해 인생도 꽤나 감가상각된 부분이 있다. 가장 컸던 것이 문명3 하다가 대학원 접수를 놓친 것이었다. 아주 사색이 되었고, 당시 함께 살던 초롱군은 내게 다가와 내 노트북의 모든 게임을 손수 지워주셨다. 세이브 파일까지 함께.

그 뒤에도 크고 작은 게임들을 했지만, 그 뒤 감가상각을 다시 느끼게 해주었던 것은 wow였다. 만렙 될때까진 초라이트 유저로써, 술마시고 집에 들어갈때 피시방(나는 방앗간이라고 불렀다.. 난 참새~)에 들러서 깨작깨작 레벨업 하는 맛에 했었는데, 만렙 되면서 길드 생활과 레이드라는 컨텐츠를 알게 되었다. 그 뒤로 그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 중 하나는 레이드 일정이 문자로 오는 것;;

"라그 궈궈"
"**님 언능 접하세염 흑마 없어여 ㅠㅠ"

사전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것도 설명하기가 꽤나 힘들단 말이지;;; 게다가 난 게임에 컴플렉스가 있어서 내가 게임을 좋아한다는 것을 좋아하는 만큼 얘기하지 못했다. 여하튼 지인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몰래몰래 즐기고, 약속이나 세미나는 자연스레 레이드가 없는 저녁을 택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일이 없는 주는 하나도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내 약속의 내용을 모르는 지인들은 내가 엄청 바쁘게 사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잡아 줄 필요는 없었지만...

하지만, 이것도 좀 심하다는 판단이 들면서, 관두게 되었다... 의식적인 것은 아니었는데, 해외 연수 다녀오면서 자연스레 안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시 패키지 게임들을 전전하다 지금은 로마 토탈워를 하고 있는데, 이것도 참.. 명작이다.. 다행히도 이것은 하다 말면 세이브하고 끄면 되기 때문에 예전것들보다는 훨씬 자제력 있게 하는 편이다... 라고는 하지만, 잠깐 방심하면 새벽 5시를 넘기기가 일쑤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주 5일 중 아침 9시까지 가야만 하는 날이 3일이다... 게임은 하고 싶고, 늦게 자면 지장이 너무 많은 상황에서 그저께 초강력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모닝 게임을 하자"

그렇다. 일찍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게임을 하면 되지 않겠는가!!!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10시에 하는 A특공대나 12시 넘어서 했던 것 같은 블루문 특급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 자란 올빼미 소년이었기 때문에 늦게 잠드는 것은 체질이 된지 오래였다. 당연히 새벽에 일어나면 좀비가 된다.. 하지만 게임을 위해서라면 어떨까!! 자명종을 6시에 맞추고 잠이 들었다.




실험결과 : 꿈속에서 컴을 켜고 게임을 했다.




참 재미있었다.

ps. 30분 정도 실제 인생속에서 하긴 했다;;;

by zonam | 2007/11/09 11:03 | 놀이동산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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